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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리뷰는 장미 두 송이부터입니다.
바쁘신 분들은 아래로 ↓
🌹 트루동(Trudon)은 1643년 파리에서 시작된 하우스로, 루이 14세와 15세, 나폴레옹 시대까지 왕실뿐 아니라 귀족과 교회의 사랑을 받으며 밀랍 초를 공급했던 브랜드입니다.
굉장하고 찬란한 역사를 가진 하우스임은 분명합니다.
다만 트루동이 향수를 본격적으로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창립 이후 약 370년이 지난 뒤입니다.
“캔들은 공간을 위한 향이고, 향수는 사람을 위한 향이다.”
공간을 아름답게 만들던 트루동의 철학이 사람에게까지 확장된 것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참고로 향초 컬렉션은 2007년에 시작되었고, 퍼스널 프래그런스 컬렉션은 2017년 첫 5종 출시를 시작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이 글을 먼저 적은 이유는 많은 분들이 트루동을 아주 오래전부터 향수를 만들어 온 하우스로 알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물론 왕실과 귀족들에게 사랑받은 역사적인 브랜드인 것은 맞지만, 향수 하우스의 시작으로 가장 오래된 곳 중 하나는 이탈리아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1221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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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루동 아펠리(Apollonie)
아펠리의 향을 한 문장으로 압축한다면,
“비 맞은 장미.”
이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향수의 성격은 화려함보다는 조용하고 서정적입니다.
오래된 나무들이 무성하고, 사람의 손길이 거의 닿지 않은 오솔길.
그 길 끝에 자연스럽게 피어난 장미 숲을 비가 갓 적신 순간, 그때의 공기와 향을 담아낸 듯한 느낌입니다.
많은 분들이 아펠리를 Diptyque의 롬브로단로와 비교하시는데, 제 느낌으로는 약 40% 정도만 동의합니다.
롬브로단로가 장미 자체보다 줄기와 잎을 짓이긴 듯한 그린함이 강하다면, 아펠리는 조금 더 부드럽고 촉촉한 자연의 장미에 가깝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아펠리는 조용하고 서정적인 향입니다.
그래서 확산력과 존재감이 압도적인 스타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피부 착향에서는 꽤 오래 남습니다.
저는 지성 피부라 지속력이 더 길게 느껴질 수 있지만, 객관적으로 봐도 지속력은 긴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오래 남고, 주변 사람들이 확실히 알아차리는 향”
을 원한다면 이야기는 조금 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의 발향과 트레일은 약 3~4시간 정도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중간 향에서는 은은한 핑크 장미가 잔잔하게 흐르고, 마지막 피부에 남는 베이스는 그리너리한 파우더 장미로 마무리됩니다.
단순한 파우더리가 아니라, 초록빛을 머금은 파우더리함.
이 부분이 아펠리만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이라고 느꼈습니다.
향수는 정말 코바코, 피부바이피부의 세계라 더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같은 향도 누군가에게는 젖은 정원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오래된 기억의 한 장면이 되니까요.